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노워크의 라스 부에나스 누에바스 교회에서는 충격적인 성범죄가 장기간 이어졌다. 부목사였던 호르헤 후안 카스트로는 신도들의 영적 지도자이자 상담 목회자로 활동하며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반복적인 성범죄를 저질렀다.
사건은 2013년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고발로 세상에 드러났다. LA카운티 보안관국 수사 결과 20명이 넘는 피해자가 확인되었고, 카스트로는 같은 해 9월 체포되었다.
신앙과 신뢰를 이용한 범행
카스트로는 신도들의 고민 상담과 치유 기도를 명목으로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특히 언어 장벽과 체류 신분 문제로 도움을 구하기 어려운 스페인어권 이민 여성들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그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치유한다”며 안수기도 과정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고, 이를 거부하는 여성들에게는 “영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성적 행위를 “치료 과정의 일부”라고 속이며 강요했고, 가정 방문 상담 중 강간을 저지른 사례도 있었다.
이 범행의 핵심은 단순한 성범죄가 아니라 종교적 권위를 이용한 심리적 지배였다. 피해자들은 목사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느끼면서도, 영적 지도자라는 위치 때문에 쉽게 저항하거나 신고하지 못했다.
불법체류 신분을 악용한 협박
카스트로는 피해자들의 취약한 처지를 철저히 이용했다.
그는 피해 여성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 교회에서 망신당할 것이고, 이민 당국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며 침묵을 강요했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서류미비 이민자였기 때문에 추방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었다.
결국 피해자들은 성범죄 피해와 동시에 두려움, 수치심, 고립감 속에서 오랜 시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피해는 사건 종료 후에도 계속됐다
확인된 피해자만 20여 명에 달했지만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제기됐다.
많은 피해자들은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겪었다. 우울증과 대인기피 증상을 호소했고, 일부는 신앙 자체를 잃거나 교회를 떠났다. 한 피해 여성은 가해자를 두고 "목사가 아니라 양의 탈을 쓴 늑대였다"고 증언했다.
피해자들에게 가장 큰 상처는 성범죄 자체뿐 아니라 가장 신뢰했던 영적 지도자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이었다.
왜 수년 동안 막지 못했을까
사건이 장기간 지속된 배경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했다.
카스트로는 신도들과 개별 상담을 진행하며 사실상 외부 감시 없이 활동했다. 상담 과정에 대한 기록이나 감독 체계도 충분하지 않았다. 교회 지도부가 범행을 적극적으로 은폐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년 동안 반복된 범죄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한 것은 분명한 한계였다.
다행히 일부 피해자들이 교회 행정 담당자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자 교회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카스트로를 해임한 뒤 수사에 협조했다. 그러나 범죄가 발생한 이후의 대응만으로는 장기간 누적된 피해를 막을 수 없었다.
사건이 남긴 교훈
LA카운티 당국은 이번 사건을 "이민자의 취약성을 악용한 중대한 범죄"라고 규정했다. 또한 피해자의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신고를 받아들이겠다며 추가 피해자들의 제보를 요청했다.
결국 카스트로는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목회자의 일탈로만 볼 수 없다. 종교적 권위가 절대시되고, 지도자에 대한 견제가 부족하며, 사회적 약자가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환경이 결합될 때 어떤 비극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이민 교회에서는 목회자가 신앙 상담뿐 아니라 생활 상담, 가족 문제, 이민 문제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구조는 공동체를 돕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권력이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집중될 위험도 안고 있다.
이번 사건은 건강한 종교 공동체를 위해 지도자에 대한 신뢰만큼이나 투명한 감시 체계, 독립적인 신고 창구, 피해자 보호 제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종교적 권위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어떤 권위도 검증과 책임 위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운 사건이었다.